미국에서 정체성에 시달리는 이유

2010. 1. 16. 10:22


매번 말하지만 미국은 다민족 국가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른 성격들과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있는 수많은 인종들이 모여있다보니 겉으로 보이지는 않겠지만 서로 맞물리지 않는 부분들이 매우 많다. Tolerance does not require agreement. 관용은 일치된 의견을 필요로 하지않는다는 뜻이다. 미국사회를 이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할수는 없을듯싶다.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만든 나라에서 언제나 만장일치로 서로의 마음이 통일되는 일은 부시로부터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한다는 얘기를 듣는것보다 어렵다.

이런 다민족의 나라에서 한인들도 정체성에 시달린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멈춰서서 '나는 누구인가?'라며 로뎅의 생각하는 남자가 되지는 않지만 미국에 오랜시간 거주하면서 언젠간 느끼게될 현상이다. 지극히 고국을 그리워하는 향수병 때문이라고? 미국에서의 경험담을 풀어보면서 이어가도록 하자.





나는 한국사람

나는 한국사람이다. 고로 매운걸 좋아한다.라고 시작하면 욕먹을듯 싶다. 볼론으로 돌아와서 타국에 나가있노라면 고국에 얼마나 많은 자긍심이 생기는지 모른다. 마치 나는 남편을 욕해도 속이 시원하지만 옆집 아줌마가 맞장구치면서 같이 욕을하면 약간 화가 나는것처럼 타국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아무리 조국에 마음에 안드는 부분들이 많더라도 한국사람이 아닌 그 다른 누군가가 한국을 무시하고 조롱하면 한마음으로 방어한다. 타국에 산다고 꼭 애국자가 되는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대한 마음이 더욱더 애특해진다. 엘에이 야구장에 태극기가 꽃혔을때, 김연아선수가 우승해 올라가는 태극기를 바라볼때, 양용은선수가 태극마크가 새겨진 골프가방을 들어올렸을때 타국에 사는 분들은 더욱 가슴이 뭉클했을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서도 그랬겠지만.

미국이란 나라에서 뿌리가 어딘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자기네 조국없이 미국에서 생활하는 유태인서부터 유럽에서 흘러와 이제는 자기네들의 뿌리조차 잃어버린 수많은 사람들까지. 미국이란 나라를 한마디로 잡탕이라고 표시하고 싶어진다.

이런 나라에서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서로 다독여주고 도와주며 살아나가야 되는데 언제나 그렇듯 강자는 약자를 괴롭히고 약자는 그저 시달릴수밖에 없는 현상이 펼쳐진다. 미국에서 한인이 다른 한인에게 사기를 저지르는일도 넘쳐나고 한국사람이라는 꼬리표조차 때어버리고 싶을정도로 극한의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이런 사회를 1.5세들은 그렇게 넘어갈수있다고 쳐도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은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볼까? 미국인의 마인드와 긍지를 가진 그들이 서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서로의 간을 뺏어먹으려고 덤비는 한인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더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PM의 박재범 사건에서 그답을 찾을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너는 한국사람? 아님 미국사람?

안그래도 각박한 미국사회를 친구없이 홀로 뚫고 나가기엔 너무 벅차다. 어딜가든 심적으로 안정되고 툭 털어놓고 지낼수잇는 친구들이 필요로 하지만 타국인 미국에서는 특히 더 그런듯 싶다.

한국에서는 친구 만들기가 꽤 쉽다. 히키코모리의 성격을 가진자가 아니라면 그저 쿵짝이 잘 맞고 취미생활이나 어느 관심분야를 공통으로 좋아하는 사람만 만난다면 누구나와 친구가 될수있다. 그 인연을 어떻게 보존하고 발전하는냐에 따라서 얕은친구와 깊은친구로 나뉘우겠지만 일단은 친구를 만나기가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다르다. 물론 한국사람이라면 한국사람과 친구하기는 문제없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미국에서 한국친구들만 사귀다보면 영어가 도루묵이 된다는 말을 했듯이 외국인 친구들도 꼭 만들어야한다. 문제는 이때 일어난다. 물론 한국친구들과 신나게 어울리고 미국친구들과도 신나게 어울릴수있다. 하지만 언젠가, 언젠가는 어느쪽 친구들이 더 편하고 더 어울리기 좋다고 느껴지는 날이 올것이다. 그날이 바로 정체성이 심히 흔들리는 날이 될것이다.






물론 어딜가나 자기만의 뚜렷한 자기관이 형성되어있다면 이런 문제는 제아무리 미국에서 오래살아도 별 문제가 되질 않겠다. 하지만 이역시 전에도 말했듯 미국에 그저 영어를 목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오게된다면 득없이 돌아가게 될것과 더불어 해이한 정신상태는 자신에 대한 뿌리까지 뽑혀버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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